창작 단편소설 2탄 '끼니'
1장새벽의 준비 1970년대의 시골 마을은 여전히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작은 초가집들 사이로 농가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이 한두 곳 보일 뿐, 나머지 마을은 고요하고 정적에 싸여 있었다. 이른 새벽, 철수의 집에서는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철수의 어머니, 김순자 여사는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 준비를 시작했다. 하얀 광목 앞치마를 두른 그녀는 살짝 구부정한 허리로 아궁이 앞에 앉아 있었다. 조용히 손을 놀려 아궁이에 불씨를 넣고, 부채질을 하며 불을 붙였다. 이내 아궁이에서 타오르는 불길이 부엌을 따스하게 덥혔다. 새벽의 찬 기운을 밀어내듯, 불은 부지런히 타오르며 순자 여사의 손길을 따라 부엌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갔다.“오늘도 새벽밥을 잘해야지.” 순자 여사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쌀독을 열었다. 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