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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단편 짝사랑

나령 윤기도 2023. 9. 26.

나령 윤기도 세번째 단편

사랑은 그럴 때도 있다. 한순간 너무나도 빠져들었던 그 누군가에게 모든 것을 건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가 있지만, 그 마음이 전달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건 우리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볼 수 있는 사랑의 한 형태이다.

나령윤기도 직접촬영


그 어느 날,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를 마주쳤다. 그는 학교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하며 친해진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를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매료되었다. 그의 웃음소리, 그의 말투, 그의 모든 것이 나에게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내 마음이 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표현할 용기를 갖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 또한 나를 좋아하는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커져갔다. 그래서 나는 늘 그의 곁에만 있으면 되겠다고 생각하며, 그의 편지나 메시지에 먼저 대답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그는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항상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웃으며 시간을 보내고, 날 보고도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내 심장은 아프고 상처받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회사앞 통로 화분



어느 날 그는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정말 죄송하지만, 나는 너에게는 그저 친구로만 생각하고 있어. 미안해." 그 말을 듣자 나는 마음 한구석이 꺼져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눈에는 눈물이 흘렀다.

그날 이후로, 나는 그와의 교류를 최소한으로 줄였다. 너무나도 아파서 그를 피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내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 누구에게도 대체할 수 없는 충실한 친구였기 때문이다.

역시 회사통로 화분


시간이 흘러서야 나는 조금씩 그를 잊어갈 수 있었다. 그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나에게도 사랑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서야 나는 그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은 그럴 때도 있다. 너무나도 소중한 사람에게 나의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픔이 있다. 하지만, 그 아픔은 나를 성장시키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사랑을 쏟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와 사랑을 전해줄 때, 나는 그 아픔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이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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